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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2021. 11. 27. 22:55

어쩌면

우리는 형제가 돼서는 안 되는 운명이 아니었을까.

 

나는 어떻게든 먼저 태어나겠다고. 형이 되겠다고.

최선을 다해 너를 발로 밀어냈고.

 

너는 어떻게든 나를 막아서겠다고. 동생이 싫다고.

내 발목을 움켜잡았지.

 

그래, 우리는 어쩌면.

 

태어난 그 순간부터 하나뿐인 이 아닌,

적이 될 운명이었겠지.

 

라는 글자가 아닌, ‘이라는 글자.

 

그래서 탄생한 적군.

 

그것이 우리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남이 되어야만 하는 운명이었던 것이 아닐까.

 

근데, 그럼에도.

이건 아니지 않니.

 

, 악의 길로 들어서야만 했던 것이니.

 

내가 항상 반에서 앞에서 1등을 도맡아 할 때,

너는 항상 반에서 뒤에서 1등을 도맡아 했었지.

 

내가 학교에서 전교 회장이 됐다면,

너는 학교에서 주의가 필요한 일진이 되었지.

 

그럼에도 나는, 너를 내 동생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나는, 너를 내 쌍둥이가 아니라고.

내 편이 아니고, 나의 가족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너는 나의 일부이기에.

너는 나의 반쪽이기에.

 

하지만 너는 그리 생각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못 한 것일까.

 

네가 멍청하다고 욕먹을 때면 나라도 잘하면 너도 욕을 먹지 않을 줄 알았어.

 

그래서 공부에 더욱 관심을 두었고, 공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 되었지.

 

아마. 진짜 멍청한 건 나일 건데.

 

너는, 공부 하나를 못 한다고 많이 혼났지.

 

그렇게 비교 받는 삶만이 익숙했기 때문일까.

나를 너의 반쪽으로 봐주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나는 조금 슬프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기 전까지.

너는 내 반쪽일 텐데.

 

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하는 게 그렇게 싫었니.

 

그래서, 그런 일에 손을대버린 거니.

 

그래도 말이야.

 

너는 내 반쪽이야.

 

언제까지고 나는, 네게 달려가 안길 거야.

그리고 안아줄 거야.

 

그래.

 

시체가 필요하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할게.

 

네가 법에 걸려 교도소에 가게 된다면.

 

내가 그 교도소의 소장이 될게.

 

우리는, 하나니까.

 

네가 하는 모든 일에 나도 함께 할게.

 

멍청이.”

니는.”

.”

“?! 지금 형이라고 한기가?”

아니.”

아닌데, 형이라고 했는디!”

아니니까 닥치라!”

 

에서 .

 

의 편에서 의 편으로.

 

그렇게 만들어 가자.

 

우리 둘이서.

 

두 손 꼭 잡고서.

 

힘을 합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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