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형제가 돼서는 안 되는 운명이 아니었을까.
나는 어떻게든 먼저 태어나겠다고. 형이 되겠다고.
최선을 다해 너를 발로 밀어냈고.
너는 어떻게든 나를 막아서겠다고. 동생이 싫다고.
내 발목을 움켜잡았지.
그래, 우리는 어쩌면.
태어난 그 순간부터 하나뿐인 ‘편’이 아닌,
적이 될 운명이었겠지.
‘아’라는 글자가 아닌, ‘적’이라는 글자.
그래서 탄생한 적군.
그것이 우리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남이 되어야만 하는 운명이었던 것이 아닐까.
근데, 그럼에도.
이건 아니지 않니.
꼭, 악의 길로 들어서야만 했던 것이니.
내가 항상 반에서 앞에서 1등을 도맡아 할 때,
너는 항상 반에서 뒤에서 1등을 도맡아 했었지.
내가 학교에서 전교 회장이 됐다면,
너는 학교에서 주의가 필요한 일진이 되었지.
그럼에도 나는, 너를 내 동생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나는, 너를 내 쌍둥이가 아니라고.
내 편이 아니고, 나의 가족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너는 나의 일부이기에.
너는 나의 반쪽이기에.
하지만 너는 그리 생각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못 한 것일까.
네가 멍청하다고 욕먹을 때면 나라도 잘하면 너도 욕을 먹지 않을 줄 알았어.
그래서 공부에 더욱 관심을 두었고, 공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 되었지.
아마‥. 진짜 멍청한 건 나일 건데….
너는, 공부 하나를 못 한다고 많이 혼났지.
그렇게 비교 받는 삶만이 익숙했기 때문일까.
나를 너의 반쪽으로 봐주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나는 조금 슬프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죽기 전까지.
너는 내 반쪽일 텐데.
내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활하는 게 그렇게 싫었니.
그래서, 그런 일에 손을‥ 대버린 거니.
그래도 말이야.
너는 내 반쪽이야.
언제까지고 나는, 네게 달려가 안길 거야.
그리고 안아줄 거야.
그래.
시체가 필요하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할게.
네가 법에 걸려 교도소에 가게 된다면.
내가 그 교도소의 소장이 될게.
우리는, 하나니까.
네가 하는 모든 일에 나도 함께 할게.
“멍청이.”
“니는.”
“… 형.”
“?! 지금 형이라고 한기가?”
“아니.”
“‥ 아닌데, 형이라고 했는디!”
“아니니까 닥치라!”
‘적’에서 ‘아’로.
‘남’의 편에서 ‘나’의 편으로.
그렇게 만들어 가자.
우리 둘이서.
두 손 꼭 잡고서.
힘을 합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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